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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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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5회 작성일 22-10-30 00:55

본문

바람 분다. 파도친다. 휩쓸린다.
하늘 아래 목숨의 잔해가 울긋불긋 넘실댄다.
오락이 성에 차지 않아 쇠락하는 그를 보라.
파고든다. 잠수한다. 하다못해 침전한다.
더는 떠오르지 않을 자맥질이 끝에 다다른다.
그는 멀리 도망간다.

기도한다. 방언한다. 절규한다.
하늘 아래 희생의 제단이 쉼없이 불타오른다.
감흥에 파묻혀 초개를 자처하는 그를 보라.
할복한다. 적출한다. 하다못해 번제한다.
더는 거행되지 않을 사육제가 끝에 다다른다.
그는 멀리 도망간다.

침범한다. 잉태한다. 출생한다.
하늘 아래 반김도 없는 생애가 되풀이된다.
돌고 돌아 다시 예로 오고 만 그를 보라.
성장한다. 노화한다. 하다못해 수축한다.
헤아리지 못해 잊고 마는 수레바퀴에 매인다.
더는 도망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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