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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이 겨울을 다독이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04회 작성일 23-02-19 14:44

본문

​우리 나이 겨울을 다독이며

              하늘시

실과 바늘로 묶여

서로를 꿰매 덮었던 우리의 이불은

만장의 파란 잎새를 누빈 빛 바랜 정이

조금씩 내려가는 온기를 붙잡고 있소


한 새싹 입맛 돋구던 햇살언덕 아지랭이 찌릿했던 봄 날

푸른 도가니 청춘의 뼈를 고았던 화끈했던 한 여름의 정열

그리고

고운 단풍 목선 휘감은 스카프와 바바리 갈대 숲 깃 세우던 바람의 울음

가을을 어지럽혔던 우리만의 문란
그 기억의 뜨거움

닳고 닳아도

뭉퉁한 자존심 침 발라 기록하는 자존심 한 페이지는 아직 살아

​죽어가는 어깨심에

들썩이는 이따금의 잘난체를 맛보려 하오

나 때는 말이오

너 때는 그렇소

각설탕에 주눅들지 않는

목젖의 입맞춤을 거부하지 않는

추억 한 줄 실 실 우려 감흥하는 라떼의 거품처럼

미소 한 모금 저어 보려오

겨울을 다독이면

겨울 순서를 갈아 신는 또 하나의 계절은

뒷굼치 갈라 진 시린 발바닥일 거라는 새 창조의 예언을

덧버선에 누벼진 남은 생의 밑창에 깔아

등과 등에 전도 된 예열을 올리며

진정 낙엽이 될 용기를 긁어 주려오

낙엽을 태워

서로의 연기를 하늘이 맡아 줄 때

​고맙게 훑어 주던 등긁게 손톱 세워

앞 마당 햇살 한 톨 족한  봄꽃 하나 심어 주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상하는 동안 좋은표현에 매료되게 되네요.
마지막 연이 인상깊게 남네요. ㅎㅎ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하늘시 시인님.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장희 시인님과 겨울카페에 앉아
라떼 한잔 하고 싶네요 ㅎㅎ
좋은 말씀 감사드려요
남은 겨울도 강건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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