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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의 행복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뜬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26회 작성일 23-10-17 05:17

본문

커피 한 잔의 행복

 

 

아내가 끓여다 주는 한 잔의 커피는

나를 행복하게 한다.

두 잔의 커피를 양손에 들고 오는 아내의 건강이

여든이 넘은 두 늙은이가

마주 보고 앉아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를 나누는

아침의

조용한 시간이

나는 너무 좋다.

아기 주먹보다 조금 큰 중국제 라디오에서

배경음악처럼 흘러나오는 음악은

스틱커피의 냄새와 섞여

노년의 공간을 메우고

나는 짙은 커피의 향기를 아주 천천히 즐긴다.

그리고 왜 그토록

우리의 인생이 쓰고 달고 시었던 것인가를

담담하게 생각한다.

나는 어느 하루도 이 행복을 놓치지 않는다.

아내가 바쁜 아침을 보낼 때는

내가 두 잔의 커피를 타서 아내를 초청하고

아내는 거의 60년 전 내게

보여주었던 그 표정으로 다가오고

나는 그 순간이 너무 좋다.

내가 주님께 기도하는 것은

어느 날 그때가 왔을 때도 지금처럼

커피 한 잔을 나누며

고요한 미소로 작별 인사를 나누게 해주십사 하는 것이다.

댓글목록

정동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차 한잔에 많은 사연이 녹아드는 인생지사를 오늘 시인님의 글에서도 잔잔한 음악처럼 느끼는 아침입니다. 머물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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