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발길에 툭툭채인 별들이 파랗게 질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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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눈개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62회 작성일 23-12-04 12:52본문
누구일까 골목을 지나간다.
바람도 끊긴 세모의 길을. 찌그러진 캔을 툭툭 차면서
그가 사라진 뒤 오래인 지금도 그가 지나가고 있는지
캔 구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가만히 그 소릴 듣고 있노라면 나도 누군가의 발길에
정신없이 채이고 있다.
비어있는 것들은 언제나 버려지고 찌그러지고 쉽게
발길에 차이나 보다.
속이 비어있을 때 또는 정신의 황폐함을 느낄 때 나는
물을 마신다. 비워있음을 물로 채운다.
내 가슴 속에 피어 있던 꽃 한 송이가 골방으로 끌려가
무참히 짓밟혀지고 있을 때도
나는 문 밖에서 물을 마셨다.
아지 못할 곳으로 끌려갔다 다시 돌아온 것들이
귀를 고추 세우고 불안에 떠는 밤.
누구일까 다시 골목을 지나간다.
찌그러진 캔을 툭툭 차면서.
그 소리가 사라진 뒤 창 밖을 내다보니 누구일까 밤
하늘을 걸어간다. 그의 발길에 툭툭 채인 별들이
파랗게 질리며 떨어지고 있다
댓글목록
진눈개비님의 댓글
진눈개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87년 아주 오래전에 써놓았던 시입니다
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속함이 아름다움의 굴레에 들어 천상 열림 따라 천하가 되는 환희와 접속했습니다
영적 비속함에서 탈루되는 영적 어지러움이 영적 숭고함의 맥에 이입되지 않았습니다
천박한 부름과 거리를 두면서 위대함 맥을 가져왔지만 불운하게도 박함의 굴레에 들었습니다
이옥순님의 댓글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의 발길에 툭툭체인 별들이 파랗게 질리며
제목이 맘애 들어 들렸다 갑니다
물론 시어도 톡특하군요
파랗게 질린 별들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