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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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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296회 작성일 24-01-19 10:19

본문

  카프카 




  어릴 적엔 멋모르고 살았다.

  그레고르 잠자, 그레고르 잠자처럼

  벌레가 되어 넝쿨 숲 같은 책 속을 돌아다녔었다.


  변하기는 쉬웠다, 한동안

  지하실에서부터 옥상까지, 변신술은 유행했다.


  거리는 안개를 애첩인 양 끼고 살았고

  생활은 새벽녘 출근길의 일용직을 흔들어댔다.


  낡은 이파리들이 종점행 기차표를 끊던 그 날

  풍선들이 옥상으로 올라가려 민들레 홀씨처럼 붐비던 그 밤


  주사 한 방이면 터져버릴 것 같은 생각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새벽을 기다리는 건


  덧없다.


  당신의 그로테스크한 벌레보다

  나의 그로테스크한 생각들이 더 아픈 줄을

  나는 몰랐었다.


  해석되지 않는 문장 같은 생활은

  종종 나를 제 입에 넣고는

  침을 이리저리 묻혀가며 늑골까지도 허물어버렸다.


  세우고 부수기를 반복하는 생활과 반성 속에서

  나는 그로테스크한 그를

  내 최초의 순진한 독서와 함께 떠올리곤 했다.


  그러니 난

  책 속을 뛰쳐나온 생활의 답장을 받을 때까지,


  여기 기차역 매표소 어슴푸레한 등불 아래서

  그레고르 잠자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레고르 잠자,

  지하실에서 옥상까지 올라가는 계단은 여전히 잘 있나요?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주신 마음 감사합니다.
그저 생각과 생활과 책을 겪어온,
지난날에 대한 제 얕은 성찰입니다.
건강 건필하시길 빕니다.

김재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계단은 여전히 잘 있을겁니다  찾지 못할 뿐.....
좋은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행복한 시간 되세요  계단은 저도 찾고 있어요 시인님~~^^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말씀 고맙습니다.
계단은 누군가는 부수려 하고,
누군가는 지으려 발버둥 치는 것이라고,
우리네 생활은 묵직한 비유를 늘
던지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요즘 시인님의 시들을 읽으며
많이 드는 생각이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profile_image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생활의 답장을 받을 때 까지, 어슴프레한 대합실 등불 아래서
다음을 기다리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라는 것이 공감을 이룹니다.
어쩌면 우리는 또 다른 그레고르 잠자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겹겹으로 둘러 친 울타리 안에서 변해야 만 살아 남는다는
자기 사용설명서를 맹신하면서...  시인님, 계단은 이미 만원이더군요. ㅎㅎ
멋진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토록 깊은 마음을 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의 답장,
생각의 답장,
그리고 실생활이 적어서 건네어주는 답장.
시는 이러한 물음과 답장을 찾아가는 계단이
될 수도 있겠지요.
계단엔 난간도 있고, 쉬어가는 층계참도 있고,
우리 삶에 이만한 비유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공감의 말씀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해석되지 못한 생활이 해석한 하루를
기차표를 끊듯 살아내는 것이 생인가 봅니다
변신은 결국 계단 쌓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마음을 허물었다 일으켜 세우는 독백처럼 흐르는
사색이 일품입니다
깊숙한 내면을 뒤적이게 하는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처음 여기 시마을이란 곳을 발견하곤,
시를 배웠던 시인님들이 여럿 계셨습니다.
그 중 라라리베님의 유려하면서도 서정적인
시편들이 저의 마음과 눈을 붙들곤 놓지 않았지요.
위에 해주신 감상은 제겐 너무 과분하다는 생각입니다.
요즘 시마을에 여러 분들이 좋은 시들을 올려주시니,
제 눈과 마음이 호강입니다.
남겨주신 마음 고마웁게 잘 간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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