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요일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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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47회 작성일 24-01-27 09:11본문
제 8요일*의 방 / 김 재 숙
그날이 문턱을 넘어 왔다
길에서 벗어났던 불안을 품에 들인 뒤
내일로 건너간 나를
쫓아 온 것이다
가시 피고 흰 꽃잎이 돋아난 명자나무 서성이는
인가를 뒤로 하고 검은 발자국 끌며
끝이 맞지 않는 아긋아긋한 기대로
무엇을 담겠다는 것인지 관념을 통째 들고 온
8요일의 방은 비어있기 일쑨데
내일은 알 수 없는 요일로 채워지고
내리막길 켜켜이 쌓인 이석耳石으로
헛걸음 친 나이만 엮여 온 시간
피할 수 없는
빼곡한 울음통에서 허무를 건졌다
누구 것인지 모를 혼탁한 바라기를 옆에 끼고
슬픔이 바짝 말라가는 상실의 방을 지나치며
주름 세긴 묵중한 고요만이 참선하는
일몰이 두렵지 않는 오늘의 불구不具가
조심스레 드나드는 곳
제 8요일의 방이 열리면.
1996년 프랑스 영화제목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어렵고 다루기 힘든 주제를,
영화의 메타포를 빌려
과하지 않고 담백하게 잘 표현하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인님의 시는 언제나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음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제8요일의 마지막 장면처럼,
아이들과 함께 하늘을 바라보는
영혼으로 끝까지 남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집니다.
시인님의 건투를 빕니다.
김재숙님의 댓글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침커피는 향으로 마시나 봅니다
커피향 처럼 진하게 다가오는 시인님의 격려에 아침이 가벼워 집니다
관심을 가져 주셔서 늘 감사 드립니다
좋은 휴일 되세요 시인님의 건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