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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의 저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82회 작성일 24-03-18 17:05

본문

삼겹살의 저편

     

바람에 쫓기던 날도

진흙탕에 뒹굴던 날도

괜찮다 꿀꿀거리며

      

자신의 운명

공처럼 굴리고 다니는

눈 먼 자의 꿈 이해해야

사랑할 수 있다

   

욕망으로 달아오른 불판 위에서

혁명 전야처럼

뒤집어지며 익어가는

     

망각보다 더 광대한

사후세계의 헌신

기름소금에 찍을 수 있다

      

넘어지고 엎어져도

저 만치 달아나는 시간의 뒷모습 향해

갈 테면 가라고

 

나는 외롭지 않다고

울다 웃을 때

 

오늘을 건너가는

아지랑이의 맛

뜨겁게 핥을 수 있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삼겹살로 이런 근사한 시가 나오는군요.
좋은 표현으로 더 감칠맛 나게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사리자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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