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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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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83회 작성일 24-03-20 19:37

본문

            - 여인 -


조금 비틀려 있는 발목과 손목

기울어지는 발걸음 때문에 위태로 와 보이는 몸

말려진 입술에서 혼자 나오는 말

여인의 시선은 구겨져 있으며

사람들의 눈초리를 허공에 띄운 채로

휴대폰 속으로 안착하여 유영하고

여인은 주변의 시선을 삭제시키며

낯선 목소리 틈에 홀로 남겨져

혼자 있는 법을 다독여주던 엄마의 손길이 각인된 그녀

 

일방적으로 내 눈을 마주쳐놓고 아무렇지 않다는 빗겨간 눈빛

 

자꾸 아래쪽으로 흘러내리는 여인의 시선

비틀어진 손목만큼 비틀린 혼잣말로

중얼중얼은 허공에 떠다닌다

신중하게 바라보는 휴대폰 화면에 그녀의 달라붙은 눈

쉬운 것에 최선을 다하려는 손가락이 휴대폰에서 미끄럼 탄다

꺾여 진 손가락은 당돌하게 웃으며

 

그녀의 속마음은 우주를 닮았는지도 몰라

생각이 노출되기를 기다린다

지하철 안내방송을 듣더니 몸을 비스듬히 일으키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다 어긋나는 시선

비틀거리며 어디론가 사라지는 뒷모습

편견을 벗어버리는 오후가 기울어진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하철 내에서 휴대폰 삼매경에 빠져 있는
어느 연인을 크로키한 작품이군요.
제가 실물을 보는 듯 순간 순간 포착한 모습을 리얼하게, 섬세하게 묘사한 시
잘 감상했습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뇌성마비 이거나 소아마비로 보이는 여인이 뒤틀린 손으로 휴대폰을 보더군요. 아주 열중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귀한걸음 감사드려요.
늘 건필하소서, 수퍼스톰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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