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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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7회 작성일 24-03-20 22:02본문
나생이
멀리 내다보지 않기로 했다
가까이에 있는 것만으로도 벅찬 나의 봄
눈에 띄는 자식이 효자라 하지 않던가
새로운 것들이 하나 둘 눈을 뜨는 계절
발을 내딛다 멈춘 길섶에 낯익은 얼굴 하나
주저 없이 무릎을 접으며 이름을 불렀다
나생이, 본명은 냉이라지만
다섯 살 터울인 내 누이의 아명은 아직도 간난이
그 누이가 곧잘 바구니에 나생이를 담아왔고
나생이는 수줍은 향기로 잠자던 내 미각을 깨우곤 했다
무성영화 변사의 사설처럼 덧없이 보낸 세월이지만
늙지도 않는 기억이 버드나무 가지에서 움을 터
공연히 수액을 부르는 건 무슨 까닭인가
아마도 마른 가슴에 매달린 허기 탓이리라
미색을 자랑하던 나씨네 처자처럼
인물값 하는 꽃들이 다투어 피는 요즘
찾는 이 없는 화전火田의 나생이도 눈을 떴을까
누이도 없는 그 깊은 골짜기에서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생이가 냉이였군요
봄을 캐던 기억 속의 추억이 가슴의 허기로 남아있어 그리움이 새봄을 타고
안산시인님께 닿았네요.
시인님의 시를 읽는 동안 저의 어릴적 기억도 소환되었습니다.
옛 정서가 진한 시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안산님의 댓글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 고향에서는 냉이를 나생이라고 부릅니다.
봄이 되면 가끔씩 나생이를 캐다가 국을 끓여먹었지요.
그 추억때문에 봄이 오면 마치 고향친구를 만난듯 나생이와 달래를
유심히 보게되지요. 특히 달래는 시골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는 나물이었습니다.
오늘도 수퍼스톰 시인님의 귀한 격려말씀에 감동합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도 많은 시에 댓글을 주시며 방의 활성화를 위해 애쓰시는
시인님의 열성에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