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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88회 작성일 24-03-31 00:01

본문

 

 

어둠이 보랏빛으로 명징하다. 달이 한없이 낮아진다. 싱싱한 부용꽃 꽃잎에 


톡! 닿을 정도다. 시를 두어줄 적을까 하다가 정원에 나서기로 했다. 아침에 발을 절며 찾아온 사람이 있었다. 집에 불을 지르고 멀리 


떠나왔다고 했다. 까맣게 타버린 사람이었다. 보조개같은 눈썹 아래부터 봄이었다. 따스한 봄흙을 자꾸 


덮는 벨벳커튼에 내 호흡이 막힌다. 몸부림치는 억새밭이다. 꿈틀거리는 누에의 등에 달빛이 후두둑 떨어진다. 흘러내리는 상형문자같은 날 직조(織造)했던 그에게 

 

무척 그리워했다고 말해 주었다. 나도 나를 읽어낼 수 없지만 그리고 높은 담장은  


아직 지지 않은 꽃이지만 시어(詩語)의 내부에 정말 그리움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붉은 창틀 바깥에 그가 어린다. 까마득한 위로부터 뛰어내린다. 달빛 안에서 폐선이 가라앉고 있었다. 이것이 죽음이란 걸까? 고립된 섬마다 발자국을 남기며 


내 방의 창에 불이 꺼지지 않는다창가에 놓인, 피가 가득 담긴 유리잔이 무언가에 부르르 


진동한다. 투명한 이슬들이 후박나무잎마다 맺혀 차가운 아침, 누군가 날 찾아왔다. 그리하여 오늘밤, 


일렁이며 달빛을 반사하고 있는 새하얀 부용꽃들 아래를 


한없이 걷는 사람이 있었다. 닳은 책갈피 바깥에서 그를 그리워할까? 명징한 달이 그를 따라온다. 이젠 머뭇거리지도 않고

 

조용히

 

서서히 

 

그러나 단호하게

 

달이 그를 계속 따라온다. 목이 잘려 걸어가는 그를. 벗은 손과 발이 가여운 그를. 


청록빛 관을 그에게 씌워줄까. 고독이 그의 심장이 되어줄까. 고통이 그의 호흡이 되어줄까. 그는 호주머니에 양손을 


넣고 차가운 달의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차가운 쇠사슬이 부딪쳐 쨍쨍 


울려오는 깨끗한 소리.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달빛의 안내를 받고
시인님의 가슴으로 들어온 상관물을 섬세한 비유로 풀어내신 시인님,
결국 그 상관물도 그날 달과 하나가 되었군요.
잘 감상했습니다. 행복한 부활절 되십시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까맣게 타서 먼 길 떠나온 사람은 제가 오래 전에 쓴 시에 나온 구절입니다.
오랜만에 그 시를 읽어보니 감흥이 남다르더군요. 그 사람이 떠나온 먼 길의 위에 저는 아직도 서있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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