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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은골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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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5회 작성일 25-01-04 10:40

본문

묻은골을 아시나요?

 

 

 

잘 우는 김 씨를 바라볼 때는

눈살을 곱게 펴고 바라보아라

허름한 옷차림에 겨울바람은 불고

가난에 한 수 접히고 오라는 곳조차 없다

오래된 감나무에 박힌 옹이처럼

무수한 슬픔이 그의 가슴에 박혀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발길은

묻은골로 향한다

외동딸도 묻고 부인마저 묻어

묻은골이라 했다

수많은 영혼의 무게에

꺼부러진 두 어깨

덮개 이불이 필요 없다

마지막 낙엽의 몸부림이 악업을 막아 주고 있다

피를 토하듯 울어 대는 까마귀

완전한 슬픔을 잘라 주고

과거와 미래로 통하는 묻은골은

수많은 돌은 돌이 아니고 꿈의 신호였다고

비춰주는 손전등을 등지고 앉아있다

 

경상도 어느 산골짜기에 이름 없이 묻혀 묻은골

멀리서 바라만 봐도 끝없이 끝없이 슬픔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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