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이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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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이의 첫사랑
시간을 건너온 그와
순댓국을 먹었다
까마득한 비와 바람이었고
버터와 치즈 냄새의 애환 속에서
잘 숙성된
고향 사투리가 간간히 튀어나왔다
개똥이라는 아명이
학교에 들어가면서 계동이가 되고
바다를 건너가면서 케빈이 됐으니
그만하면 출세한 거 아니냐고
능청을 떠는 친구
넘어지지 않으려고
삶의 바닥을 쓸고 닦고
손이 불어터지도록 더러운 그림자를 빠는 사이
또 다른 개똥이와 점순이가 될 뻔했던 아이들은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와
조그만 둥지를 떠나갔다며
그게 이국에서의 삶이었다고
웃음과 눈물이었다고
꾹 눌러
된장에 풋고추를 찍다가
주섬주섬
안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듯
이제는 우리들도 알지 못하는
명자 소식을 물었다
댓글목록
이옥순님의 댓글

쉽고 이해하가 쉽게 끌고 가다
중간 중간 비틀어 시를 만드는
재주가 탁월 합니다^^
사리자님의 댓글의 댓글

쓰면서도 늘 어둠 속을 헤매는 기분입니다.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