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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이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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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47회 작성일 25-01-16 15:15

본문

개똥이의 첫사랑

  

시간을 건너온 그와

순댓국을 먹었다

   

까마득한 비와 바람이었고

버터와 치즈 냄새의 애환 속에서

잘 숙성된

고향 사투리가 간간히 튀어나왔다

  

개똥이라는 아명이

학교에 들어가면서 계동이가 되고

바다를 건너가면서 케빈이 됐으니

그만하면 출세한 거 아니냐고

능청을 떠는 친구

    

넘어지지 않으려고

삶의 바닥을 쓸고 닦고

손이 불어터지도록 더러운 그림자를 빠는 사이

    

또 다른 개똥이와 점순이가 될 뻔했던 아이들은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와

조그만 둥지를 떠나갔다며

       

그게 이국에서의 삶이었다고

웃음과 눈물이었다고

     

꾹 눌러

된장에 풋고추를 찍다가

      

주섬주섬

안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듯

 

이제는 우리들도 알지 못하는

명자 소식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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