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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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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56회 작성일 25-02-28 00:01

본문

기도 




스물한 시간의 비행, 


천공의 성에 탑으로 쌓아둔 적란운을 등딱지에 새기고 

무당벌레 한 마리

서울의 대지에 가랑잎처럼 앉았다


베드로대성당의 다섯 개 청동문을 통과한 성자의 얼굴

더듬이를 내저으며 사내가 무대에 선다 


사람들은 의아해 소금인형이 되고 

발가락이 잘리고 

무릎이 부러지고 

허리가 동강 났다 


스테인드글라스에 색칠한 무늬처럼 사내의 낯빛이 조명에 물들고 

무대 위 사람의 형상으로 발현한 눈의 결정들 


하느님의 케루빔일까, 용일까, 사탄일까 

천상의 전쟁이 끝난 에덴동산의 폐허 속 침묵하는 목소리 

매장된 어둠을 관통한 빛처럼 

무명 저고리를 입은 사과꽃처럼 

나의 눈에 촛불을 켠다 


열정은 불면의 또 다른 이름을 수태하고 달빛처럼 잠 못 드는 밤

빛 속에 잠긴 암흑의 파편들

칸델라 불빛이 어둠을 쓸며 길을 낸다 


시류를 향한 원망의 낙인이 찍힌 면도날로 그어버린 나의 눈 

실명을 진단받은 시한부의 망막 속에 오로라가 번진다 

야로가 스멀거리는 낯선 행성의 손짓들 

절대자를 농락한 오염된 죄상들이 역류한 밤하늘로 회오리친다 


지상으로 사라진 별똥별처럼 긴 꼬리 남기며 후주가 연주되고 

내 속에 침몰한 징소리가 흘수선을 딛고 밤의 수면으로 

포말을 일으킨다

댓글목록

이옥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스물 한시간의 비행 도중
편하지 못한 영혼을
기도 덕분에 편안한 잠의 나라로
도착 하게 하셨군요

어설푼 해석에
웃음 한 번 웃으시길^^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날씨가 풀려서인지
두꺼운 제 마음도 겉옷을 벗습니다.

맘 편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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