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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 시(詩)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858회 작성일 25-03-21 21:42

본문

  마중 시(詩)





  나의 심장이

  당신의 거대한 말씀을 마중나갔습니다.


  공손한 두 손을 펼쳐 아침 햇살을 마중나갑니다.


  오늘 아침엔 식탁 위 두 물방울이 서로에게 마중나가더군요.


  늙은 느티나무 등을 타고 어린 능소화

  하늘을 마중나갔고요.


  나는 아내와 함께 우리 사소한 시장통 마중나가요.


  어머니가 가지 끝 블루베리 채 따기도 전에

  길냥이 혀가 먼저 마중나가더군요.


  잣나무 밑 다람쥐가 내리는 비 마중하러 뛰어올랐습니다.


  점이 점을 마중나가 선이 되고요.


  마중물 되어 어린 나를 데리러 오시던 어머니의 골목길엔

  민들레 홀씨 날아 구름이 되었습니다.


  며칠 지나면,


  그림자 같은 하루 하루들 마중나가던 내 생(生)에게로

  저 건너의 삶이,

  터벅터벅 마중나올 테지요.




  

댓글목록

탱크님의 댓글

profile_image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뭐라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잘 쓰어진 시네요. 제가 그런 말 할 주제는 못되지만 좋은 시 잘 보았습니다. 너덜길 시인님.

석촌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시에 대한 열정만으로 시를 죽이기에 충분하다' T. S. Eliot

시답잖은 시 나부랭이를 쓰다가
시인님의 마중물 같은 께끗하고 산듯한 시 한 모금으로
갈증을 해소했습니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또한 감사한 말씀입니다.
어린 나를 마중나오시던,
어머니의  그 마음으로 살면,
세상 무엇이 부족할까,
생각이 듭니다.
늘 시와 삶으로 가득한 세월 되시길.

고나plm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가 그 어떤 것에도 부딛히지 않고 윗마을에서 아랫마을 까지 술술 읽혀 다시 한 번 읽어도 잘 읽혔습니다
마음 청소 잘 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서로의 시에 마중나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시마을의 모습엔,
항상 시인님의 시가 어른거립니다.
늘 건강하시길.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니의 마중물 같은 사랑으로 마중을 나가시는 시인님.....
시의 정수를 보여주셨습니다.
시인님의 시를 읽으며 항상 느꼈던 것같이 이번에도 시를 읽고 나니
마음이 참으로 따듯해 지는 아침입니다. 
좋은 시 많이 빚으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맙습니다.
늘 읽어주시고는 서글한 말씀,
주시는 것에 깊은 위로를 받습니다.
시마을의 울타리를 늘 지켜주십사,
바래봅니다.
좋은 주말 되시길.

이옥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안녕 하세요
늘 ...누군가와 함께 하고 싶다고
가만 가만 속삭이듯 하네요
먼 길을 다녀 오고
아니 긴 여행을 떠나도  누군가
기디리다 맞아 준다면
얼마나 기쁘 겠습니까
이 세상 살아 있는 모든 것이
마음은  비슷 할거란 생각을 들게 하는 시
잘 읽고 갑니다 ^^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간 시인님의 글을 즐감 해 왔는데
'마중 시'는 수작중에 수작입니다.
시어와 시 간이 맑고 빛이 납니다.
감명 깊게 잘 보았습니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무 고마운 말씀입니다.
오랜 세월 시마을을 지켜오신 것,
마음 깊이 고마움을 보내어 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오래
무탈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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