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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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49회 작성일 18-02-26 10:52본문
기다린다/공덕수
올해도 겨우내 눈을 기다렸다
눈이 온다해도 이내 녹을 지금도
하늘이 절 옷으로 갈아 입는 날에는
휴지와 함께 돌린 빨래처럼
흰 부스러기 떨어지기를 기다린다
눈사람 오시는 길에 허리를 구부리고
둥근 걸음에 맞춘 흙빛 카펫을 깔아 줄 열혈도
멸종될 파충류처럼 발자국 남길 건덕지도
숫눈으로 외칠 결백도 없는데
일기예보를 계시록보다 믿으며 기다린다
상관없는 일처럼 창가에 턱을 괴고
온 세상을 백지로 돌려 놓을 때까지
수수방관할 냉혈 혁명을 기다린다
마냥, 하냥, 그냥, 이냥 저냥, 마침내
봄이 와서 내린 꽃눈을 녹이려고
여름이 오고 비가 와도 기다린다
늙은 아내와 딸이 있고, 아들이 달려오고
올만한 사람이 다 왔는데도
끝내 그기 없는 사람을 향해 뜬 눈처럼
다시는 구하지 않게 된 용서를
그림을 떠난 소실점들이 모두 돌아와
점묘법으로 그린 빈 도화지를 기다린다
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온 세상을 백지로 돌려 놓을 때까지
꿑내 거기 없는 사람을 향해 뜬 눈처럼
기다린다니..
떠난 이들이 모두 돌아와 점묘법으로 그린
빈 도화지를 기다린다니..
그 기다림은 대체 어떤 얼굴을 가졌지요?
은린님의 댓글
은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늘이 내민 거대한 새해 도화지에
자신이 먼저 감동하는 좋은 그림
많이 그리시길 기다립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