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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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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갓야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08회 작성일 17-09-18 10:00

본문

나는 먼저 그녀의 몸 전체에서 두 눈을 떼어냈다

떨어진 두 눈은 금새 지난 추억 전부가 되었다

뒤이어 나는 그 추억이라는 왠지 낯설은

하지만 낯설지만은 않은 외길의 행인을 훔쳤다

그렇게 찢고 째고 갈라내어 여러 장이 된 기억은

어렴풋한 피비린내, 지하수 썩는 소리와 얽혀

나뉘어진 숫자만큼 내게 죄책감이 되어 돌아왔다

그 끝도 없이 오물 적적히 고인 통로 저편까지

안타까운 메아리 소리만 무수히 울려퍼지는데

그 소리를 거꾸로 틀어보니 사랑의 신음이였다

아프지만 계속하고 싶었던 향락의 소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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