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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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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조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1회 작성일 18-04-19 00:12

본문

벽으로부터


두꺼운 벽에서 느껴지는 당신들의 숨결

그것을 밀어내려 했지만

이미 벽에 막혀있는 내가 어찌할까


두꺼운 벽은 나의 목숨을 보호해주는 기사처럼 우뚝 있지만

언제든 나를 죽일 있는 

사형집행자처럼도 느껴진다


바람을 타고 소리도 

귀에 닿기 전에

너와 나의 세상을 나눈 시멘트벽에

부딪혀 그대 떠난 마음처럼

산산이 조각나 허공만을 떠다니겠지.


내가 가진 모든 욕구는

서로가 우선이다며 싸우듯이

의식을 파고들지만

그것들 앞에 앞에 놓인 것처럼

단단한 벽을 세운다


어제의 몸에서 죽어 나온 세포들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그게 반복되고 반복되어 완전한

먼지로 변해 바닥을 장식하면

그걸 장판 삼아 등을 눕힌다


칠흑같은 어둠보다 무서운

어쩌면

그대 앞에 서면 숨기는 감정처럼 

밝은 빛에 드러나는 방이

무섭게 한다


영원한 어둠이여

나를 위로해주고

나를 보듬어주소서


존재가 민들레 홀씨 되어 바람에 날려

뿔뿔이 흩어진대도

그것  한꽃씨가 어딘가에 내려앉아

꽃을 피우는 것처럼

나의 한 조각이라도 그대에게 내려앉아

그대에게 닿을 있다면


내가 지금 만신창이가 되더라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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