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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갯물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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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09회 작성일 18-04-27 09:18

본문

큰갯물* 아리랑 / 테울



마파람 몰아치는 날 
컹컹거리는 건
그냥 개가 짖는 소리가 아니다

큰개

덮치는 순간
마을 하나쯤은 통째로 삼키고도 남을
큰 아가리
그 속에서 벌컥 내지르는
큰 소리

동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제비낭개 배튼개 등등
컹컹
서쪽으로 눈알을 굴리면 
당앞개 지삿개 등등
컹컹
표정마저 시시때때
가지가지

어쩌다 뜨고 지던 해를 삽시간에 잃어버린
일흔 해 전
그 소리가 총소리로
탕탕
어느새 대포처럼 울리다
그칠 새 없이
절절 울부짖는
혼의 소리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 오늘도 울며불며 출렁이는 저 너머 너머엔
구천을 떠도는 이곳 할망 하르방 넋들
한껏 태평양을 품었겠지
한때 울컥거렸던 이 대포가
새날의 큰 포부이길 
한사코 기원하며



-----------------------------
* 서귀포시 대포마을 옛 이름이 큰개다
   그 포구를 큰갯물이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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