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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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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91kk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5회 작성일 18-07-27 21:54

본문


새가 창을 열고 들어왔지만 비보는 아니었다 
뒈지라고 말했던 나의 이구아나 대신에
내가 베어내려 했었던 밤나무 아래에
진작 알았더라면 기한에 옷 한 벌 맞추어 놓았을걸

이구아나가 노안을 탓하며 바늘귀 꿰어달라 했다
바느질 익숙지 않아 무던히도 손가락 찔렸었던 정오
지난 시대의 해묵은 증오를 안고서 이 방에서
저 방으로 저 방에서 이 방으로 오고 가는 걸 보았다

잿내 나는 흙을 먹고 손에든 자루가 짤랑거렸다
나는 흔들의자에 앉아 옷을 한 벌 짓고 있었는데 
사랑으로 지었어도 같은 정성이었을 것이었다

어제 설정하고 잊은 알람이 울렸을 때 가만히 눕고
나는 앉아 있겠다고 했다 강물 같은 등선 위로 
비행기가 날았고 항공사는 숙박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계속 이 방에 머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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