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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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폭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483회 작성일 17-10-30 15:27본문
가을 애상
나무가 제 몸을 태워 숯을 굽는 건
발갛게 피운 숯을 땅에 내려놓는 건
땅속에 있는 생명들 때문이지
상강 지난 하늘에선
이제 곧 소화기를 분사하겠지만
흰 분말 속에서도 살아남는 불씨가 있어
봄은 기약 되고 겨울을 견딜 수 있나니
아, 어머니
방이 식은 새벽녘
나무껍질 같은 손으로 제 방에 불 지피시던
당신은 나의 불입니다.
나는 어머니의 씨앗이었고
지금은 발아해 누군가의 불이 될 수도 있지만
나의 불이 이르지 못하는 곳에 당신은 계십니다.
당신의 둥근 방 앞에 나는 서 있고
다행히도 붉은 단풍잎은 어머니의 방위에 떨어집니다.
어머니가 처음 차지한 아랫목에
어머니가 발아한다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과 어머니...
내려주신 애상이 처연하고 아름답습니다
폭화님의 댓글
폭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에는 슬프거나 외롭거나 쓸쓸한 시가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최정신 시인님의 격이 다른 시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