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으로 가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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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639회 작성일 17-10-31 15:50본문
천국으로 가는 문
아무르박
따라오던 발걸음이 어둠의 복도 끝에 다다랐다
초침처럼 규칙적으로 들려오던 구둣발 소리
소리의 정체가 두 발을 모으면
천국으로 가는 문이 열리기 전에 붉은 숫자가 말을 걸어온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언제나
처음이라는 듯이 1번에서 시작한다
오늘은 꿈을 이루었나요?
벽면으로 달려가 붙어버린 전단지를 자화상이라 할까?
붙어있는 귀에 안도해야 할까?
출구는 늘 앞에 놓여 있는데
뒤돌다 볼 용기만 있다면 천국에 오를 수 있다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가 발걸음에 화급을 알린다
문은 스르르 눈을 감으려 했다
눈꺼풀이 몽상의 시간을 다시 연다
짐짓 다가서는 교우
뒤통수에 쏟아지는 여자의 시선을 의식하는 순간
내 몸에 붙어있는 두 팔의 자유는
옹색한 변명을 한다
의식하지 않는 순간을 죽음에 이르는 길이라고 할까?
어느 조간신문에서
신인류는 투탕카멘의 후예라고 쓴다
가슴에 손을 X자로 모으고
시선은 지하철 광고판에 비스듬히 올려놓는다
살아 있는 유기체를 스캔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설령 손가방을 들었다면
신혼의 첫 밤처럼 가슴에 안아야 할 것이다
여자는 휴대전화기에 시선을 모으고
딱히 둘 곳이 없는 시선
광고판의 활자로 세뇌하는 먹방의 홍수
먹지에 뚫어놓은 행성을
신조차 간극을 좁히지 못한 밤의 세상이라 할까?
여자가 빠져나간 문에
황급히 마주 보고 달리는 화살표를 누른다
댓글목록
아무르박님의 댓글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기야
아무르박
그녀의 나이는 대여섯 살쯤 되었을 것이다
갑자기 돌아가신 부모의 곁을 떠나
그녀는 삼촌 집에서 살았다
면사무소에 그녀의 늦은 주민등록을 하던 날
이름이 뭐죠?
저희는 딱히 이름이 없어 애기야 라고 불렀습니다
그럼 기야라고 하면 되겠네요
그녀의 이름은 하씨 성을 따라
하기야
그녀는 살다 보면 때때로 벽을 만났다
그럴 때마다 어디서 긍정의 힘이 나오는가 했더니
하기야
삶은 먼저 긍정하면 그 해답이 있다는 듯이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도시와 사람의 쓸쓸한 모습이 그려집니다.
가을빛 쾌청한 언숲에 머물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