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전기 > 창작시의 향기

영웅전기/창문바람

영웅이란 언제나 화려하고 멋있고 

힘이 강한 사람인 줄로만 알았다

아무리 화려하고 멋있고 힘이 세더라도

지옥철에서는 찌그러지기 마련이다

오늘 한 영웅을 보았다

차림새는 얼룩진 셔츠를 한껏 풀어헤쳤으며

술을 퍼마시며 세상을 있는 대로 욕하고 있었다

술병을 비우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는

그렇게 욕했던 세상을 내일도 살아갈 것이다

중압감과 피로에 찌들은 그의 등은 초라하다면 초라했지만

살아갈 사명감에 흠뻑 젖은 그의 등은 강철과 같았다

세상이 깨끗하든 더럽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 영웅이다

누군가는 이른 새벽 화장대 앞에서,

누군가는 허리띠와 넥타이를 졸라매며 위대해진다

굳세어라, 내일을 밝히는 영웅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