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長項)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장항(長項)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12회 작성일 19-09-27 00:03

본문




아침이 반쯤 걸친 동백나무보다 조금 더 높게 해무(海霧) 위에 형해를 투사한다.

 

살을 발라낸 전어떼가 사는 떡갈나무 뼛속이 더 시끄러워진다.

 

연록빛 머리채를 흔들다가 지붕만 남은 성당이 더듬거리며 올라가는 비파나무 잎 속 계단들마다 고운 상아질이다.

 

모이자 마자 흩어져 버리는 입자들, 손가락 사이로 흩어지는 발끝까지 다가온 안개 속에서 포착하려 해도 깃털 잔뜩 움츠리며 바다를 뒤돌아보는 항구의 모습이 보였다.

 

깨진 유리조각같은 퍼런 면도날같은 그것을 입안에 넣고 씹어도 보다가 혀끝에 올려놓고 살살 굴려본다.

 

찝찔한 간절한 것이 내 입안 가득 퍼져나가 피 뱉은 섬의 형상을 이룬 바람,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는 사파이어빛깔 네 귀퉁이가 절룩거리는 푸른 이끼 잔뜩 얹고 솜털 까스르는 그림자 안으로 숨어드는 단풍나무 묘목이 있었다.

 

거대하고 투명한 것의 속으로 들어가 시든 동백잎 안으로 물러가는 영겁의 것을 바라본다. 내 눈이 시들어 멀어버린 지 오래다.

 

마을이 깨어나기까지 눈시울 뜨겁게 위로부터 부어지는 순금(純金)을 차라리 뜨거운 바위 틈으로 영지초처럼 짓이기며.

 

날카로운 칼을 들어 내 망막을 찢고 그 안으로 성큼 들어와 시신경을 해부하는 그 고통의 감각은 아직 언어를 얻지 못한 내 황홀이 스스로를 부정하면서 마이산 숲 한귀퉁이에서 썩어가는 칡줄기처럼 군데군데 흰 뼈 드러나는 종아리를 뜨겁고 영원한 수림으로 환원하고 있는 것이었다.

 

안개가 이 모든 것들을 해체하고 있다.

 

이 안개는 곧 지나갈 것이다.




 

댓글목록

Total 34,592건 10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33962
시들의 행보 댓글+ 6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8 11-26
33961
가을 그리움 댓글+ 4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11-07
33960
웰빙 댓글+ 6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2-10
33959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 11-12
33958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11-26
33957
하루살이 댓글+ 1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6 06-24
33956
가을 연서 댓글+ 6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7 11-15
33955
파도 앞 회도 댓글+ 4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11-20
33954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8 11-17
33953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11-23
33952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 11-21
33951
감사꽃 댓글+ 5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1-19
33950
반야(般若) 댓글+ 10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11-26
33949
첫눈 소리 댓글+ 8
러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9 11-14
33948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2 12-18
33947
악몽 댓글+ 8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 10-16
33946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1-29
33945 이화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 11-26
33944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 11-26
33943
당숙 댓글+ 8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 10-12
33942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4 12-09
열람중
장항(長項)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9-27
33940
떠난 후에도 댓글+ 1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09-26
33939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11-30
33938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7 12-26
33937
가을 편지 댓글+ 4
인생만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8 11-28
3393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11-21
33935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11-29
33934
배꼽의 비밀 댓글+ 2
봄뜰0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11-26
33933
고향가는 길 댓글+ 2
소영사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7 11-26
33932
너의 미소 댓글+ 2
安熙善4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12-30
33931
염화의 강 댓글+ 3
동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9 03-12
33930
비의 정체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11-24
33929 安熙善4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12-20
33928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11-28
33927
들꽃 시인 댓글+ 12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3-03
33926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 11-28
33925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8 12-06
33924 安熙善4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12-22
33923 安熙善4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9 12-23
33922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 11-27
33921
눈의 계절 댓글+ 8
러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12-25
33920
낙엽 댓글+ 1
飛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11-28
33919 安熙善0048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 04-17
33918
붉은 꽃 댓글+ 4
安熙善4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7 12-24
33917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0 12-24
33916
윤슬 댓글+ 18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 03-06
33915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9 11-22
33914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11-27
33913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5 12-25
33912
별거 아녜요 댓글+ 1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12-26
33911
여름아침 댓글+ 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 12-26
33910
대나무숲 댓글+ 18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 12-26
33909 krm33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 12-26
33908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 12-26
33907 安熙善4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12-26
33906 安熙善4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12-27
33905
축제라더니 댓글+ 19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01-18
33904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12-27
33903
댓글+ 2
유욱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7 12-27
33902 安熙善4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12-28
33901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1 12-28
33900
동백꽃 댓글+ 2
安熙善4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12-29
33899
몸살 댓글+ 4
한병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11-24
33898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4-17
33897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5 11-23
33896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1-02
33895
피사체 댓글+ 1
安熙善4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12-30
33894
송구영신 댓글+ 21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 12-30
33893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8 12-3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