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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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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Su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02회 작성일 19-10-21 18:14

본문



덜미/ 권순조

 

 


그녀는 의자를 곁에 놓아두고 잠자리 같은 눈빛으로

누굴 앉히기도 하고 비워 두기도 한다
더러는 예약을 받아 두기도 하는데
받아 둔 선약을 다시 추첨에 붙이기도 한다

그녀는 선약에 빌미를 붙여 캔슬한 적도 여러 번 있다
한 번도 캔슬한 여러 번을 기록해 본 적이 없는 그녀
그런 그녀에게 서슬 퍼런 선약이
의자 반쪽에 걸터앉아
그녀의 가슴을 뾰족하게 파고들어 앉는다

시간을 밟아 오면서 얼마나 많은 의자를
더 가볍다는 이유로 회수했던가
묵묵하게 의자를 밀어 넣고 돌아서는 선한 선약들에게
미안하단 말 한마디면 되는 줄 알고
도로 빼앗았던 의자들

갈 나뭇잎 사이로 얼굴 붉히며 익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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