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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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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전영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42회 작성일 19-11-13 22:00

본문

명장

 

 

 

 

 

작은 가게들이 일렬로 늘어선 골목

옛 성터처럼 터만 남기고

사람들은 모두 어디론가 떠났다

 

낡은 간판이 걸려있는 두 평 남짓한 가게

초침 분침 시침

해체된 시간이 책상 위에 널브러져 있다

 

헐렁한 일상은 조여주고

놓쳐버린 시간과

누군가 흘려버린 시간은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삶이 앉았다간 흔적이

주름진 그의 손등에 얼룩져 있다

 

귀퉁이만 떼어놓은

유행이 지나 알 수 없는 부품들

핀셋 하나로 마술처럼

현재와 과거를 흩었다가 모으고

알 수 없는 미래도 당겨놓는다

 

사람들 빠져나간 이 거리에서

몇 십 년째 그는

세월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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