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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山寺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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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봄뜰0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2회 작성일 19-11-27 07:46

본문

겨울, 山寺에서

 

볼붉은 동자승이 대웅전을 지나다 말고

힐끔 처마밑에 흔들리는 풍경을 올려다 본다

잿빛구름이 담긴 눈에서 맑은 풍경소리가 지난다

합장하는 손 끝에 보름달이 많이도 꿰어져 있다

아쉬워 말거라 멀리서 목탁소리가 통통통 들리고

좁은 걸음에 종종종 속세가 뒤따라간다

나뭇가지들이 하늘로 팔을 벌린 숲을 향해

어젯밤 깊은 참회에 들지 못한 새들이 다시 찾아 들고

석등에 기대어보는 허접한 내 마음을 빗금으로 지나

금세라도 희끗희끗 눈발이 바람에 날릴 듯하다

山寺의 저녁이 회색이다

문득 따뜻한 순대국밥에 소주가 떠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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