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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질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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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봄뜰0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5회 작성일 19-12-19 01:18

본문

입질의 미학

 

하늘이 자잘하게 반짝여 물위에서 부서지고

생각마저 흐믈흐믈 해파리처럼 물에 떠

흑백으로 인화된 오후의 나른함이 소리없이 밀릴 때

 

순간

입질이 왔다

심장이 초릿대보다 먼저 떨리고

짜릿함이 아랫도리까지 가닿는다

모든 움직임이 정지되고

손끝은 어느새 촉각을 세워 낚시대에 앉았다

기다릴 것인가 챌 것인가

기대감이 둥근 활처럼 굽고

물밑

줄 끝에 무엇인가 생사의 가름길에서 몸부림 친다

황홀한 꿈이 무겁게 서서히 딸려 온다

 

앗뿔사 또 눈앞에서 터졌다

바늘 끝에 힘없이 매달려 오르는 것은 내일이라는 가벼운 희망 한 조각

아니면 말라버린 한 줄 과거의 기억,

내 생애 가장 진실한 순간은 언제나 슬프고도 아름다운 입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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