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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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뜰
초겨울 어느 새벽이었을 거야
난데없이 전화했는데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통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 뒤로 몇 번 더 그랬다
전화하기 전부터 부자유스러운 언어가 전조증상이라는 걸
뒤늦게 알았다
집을 나갔다는 소식에 실종 신고는 접수되었다
할머니
어디 사세요?
이름이 뭐죠?
호송 차량이 달려오고
자식들은
눈을 크게 뜨고
발자국을
찾아다니는 동안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에 녹이 슬었고
사방으로 켜져 있는 가로등 우는
소리만 들린다
알아듣지 못하는 이상한 울음소리
희미한 발자국, 녹슨 이정표
깜박이는 가로등까지 치매에 걸려는지
도무지 찾지 못한다
옥신각신하는 사이에
어머니는 춥지 않은 겨울 뜰 한가운데에 장승처럼
서 있다.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가슴에 콕 와닿는 시입니다
여운이 길게남 는군요
나이들면서 피해갈수 있으면 좋으련만
퍼내도 매일 올라오는 詩心 이
부럽습니다 잠시 머물다 가옵니다
꾸벅
이옥순님의 댓글

다섯별님 다녀 가셨군요^^
개와 닭이 나의 유일한 친구가 되지요
그 마저 없으면 겨울은 너무 길고 답답 하답니다
아마 할일이 생기면
글쓰기는 뜨문 뜨문 있을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