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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ry Christmas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Su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42회 작성일 19-12-24 15:23

본문

Merry Christmas

 

권순조

 

따각타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입체적이던 날들이 어느 뒤안길로 숨어들었는지

낡아 부서진 시간이

시계 초침 아래로 숨는다

트리 속 흐르는 불빛

선명한 불빛 같은 오래된 불빛 같은

빛무리들 발발거리며 돌아간다

잠깐 멈춰 세워

어디로 가는지 그 방향을

검문해 보고 싶다

어찌할 수 없이 흘러만 가는

흐름의 섭리

모두 알고 있다

잊힌 이름 몇몇을 낮게 불러본다

무성영화 필름을

머릿속 낡은 영사기에 돌려본다

화폭 속, 이미 그려진

원근의 거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액자 속

- Merry Christmas

- Peace all over the world

댓글을 놓아두고 전시장을 나오는 길

눈발이라도 펑펑 내릴 듯

회색빛 도는

어느 길가에, 문득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시 감상내내 설렘이 가득해 지네요.
성탄에 대해 이런 근사한 시 저는 써 보지도 못했네요.
한해 마무리 잘 하세요.^^
시인님, 메리 크리스마스.
늘 건필하소서, 권순조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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