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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의 밤 (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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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5회 작성일 20-01-02 06:14

본문

오카나와의 밤 (최종)


여기는 오키나와 아메리칸 빌리지

오늘밤 우리도 코쟁이처럼 홀려본다

빙빙 머리위로 벌이 날고 나비도 날고

불판 위 요정들이 사뿐사뿐 춤출 때

사케잔을 맥주잔을 부딪치며 우리는 미쳐간다

질퍽한 혼돈 속에 모두가 혼미한데

하얗게 풍겨오는 붉은빛 피 냄새 아까부터

사무라이 칼눈이 노려보고 있다

내일은 떠나야 하는데 안개꽃은 여전하다

더 미쳐보고 싶고

사무라이 칼눈과도 한 번 겨뤄보고 싶다

호각소리 왁자한 게이샤의 헤픈 웃음 속에

사무라이 칼눈이 폐부 깊이 파고드니

울부짖는 여인들

멀리서 불어오는 매운바람이다

북소리만 요란한 섬마을 무궁화 꽃은 필 것인가?

굽이쳐 휘돌아가는 물결 속에

너와 나의 샅바 싸움은 언제 끝날 것인가?

너와 내가 한바탕 놀아날 날은 올 것인가?


키득키득 오키나와 밤은 깊어가고

창틀 너머서 여우같은 갈보가 찾아드니

분두골 가득 넘치는 갈보년 노랫소리에 나는

밤꽃 핀 무덤가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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