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란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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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란의 비밀
손님이 앞마당에서
소란을 떨면 뒤꼍은 숨을 죽인다
은밀한 곰팡이 머리를 맞대고
쑥덕거린다
경계라고 세워둔
싸리나무 뒤에 숨어
머리카락
보일락 말락 하고
반쯤 벗은 몸뚱이
불안을 씻어낸다
차가운 등물이 키를 넘어 넘실넘실
못 본 척 고개 돌린
싸리나무
그래도 되는 줄 알고 살았던
시절이 슬슬 다가와
몰라, 이것도 비밀이 되는지
벗어둔 반소매
발뺌해도 소용없는 거잖아,
침묵의 뒤란이 축축이 젖던 밤
사립문이 삐걱, 급히
사라진 것은
입이 싼 싸리나무였다.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시인님 조심하세요 ㅎㅎ
싸리나무가 보기보다 입이 싸더구요
싸리나무 종알거리는 소리에
겨울밤이 심심치가 않았답니다
저희 뒤란에는 명자나무 세그루가
심어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