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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골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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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3회 작성일 20-01-21 11:34

본문


 

무덤골 가는 길

 

그 샘으로 가고 있다

한때는 나병에 특효약이라 불리만큼

깨끗한 물이었다

흉흉한 소문이 물을 썩게 하고

신발에 찰흙 덩이가 귀신처럼 달라붙는

아주 불길한 길이다

숨이 차도록 올라가면

생강나무 사이로

큰 절터였다는 곳이 보인다

지나가는 이 하나 없는

외진 곳엔

손 없는 날만 찾는다는

구천에 보살들

구멍이 숭숭 뚫린 어린 영들

천도재를 올리려

신의 문을 두드릴 때

홀로 서 있는

생강나무 물관을 타고

소리 없는 

눈물이 흘러내린다

 

오래전에 죽어

메마른 샘물

긴 번민 속에도 붙잡을 것이 없었던

내 가슴에 심장 소리를 

빨라 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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