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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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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심재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8회 작성일 20-01-24 03:27

본문

세탁



맴돌다 우는 헛구역질

갈 곳을 잃어 거꾸로 앞을 보고 있었다


통 안에 집어 넣고

뒹굴고 찢겨 유서 없이

흰 가루에 섞여 장조림처럼 붉은 국물

검은 바다 위에 뿌려져

백지 위에 쓴 사연들을, 비포장 도로 길가에 내던지고


휑하니

립스틱 바른 눈동자 가파르게 몰아 셔


가운데 쯤에 뿔을 달아

아무 일 없었던 듯

미끈하게 허리를 편 고독, 본드 바른 탈수 버튼따라

배꼽에 낀 때를 빼

또 다른 생으로 태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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