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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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에 대하여
작은 공간
검은 상복 자락을 끌며
한 줄기 빛에 따라 서쪽으로 돌아가는 방
어두운 지구를 단숨에 삼켜 버려
고장 난 육신들이 가지런하다
누워있는 뻐꾸기
혼자만의 다른 시간을 가르치며
언제까지 살아있는 것 같기도 하다
손전등의 추억을 찾으려 할 때는
퀴퀴한 냄새는 있고
사진 한 장 없는
어머니
천수답 모내기를 막 끝내고
서럽게 우는 것이다
앞산에 뜬 보름달을 향해
두 손 모아 절을 하고 싶은데
계절의 냉기에
부엉이는 울지 않고
길잃은 어둠 속에서 손만
내밀고 있다는 것
내 한평생 소원이 있다면
따듯한 다락방에 쓰러지는 게 좋다.
댓글목록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

작년 대장암 수술을 받으신 어머니가 떠오르네요.
어머니께서 하셨던 말씀과 시가 너무 비슷해서 괴롭습니다. 건강은 어떠신지요?
이옥순님의 댓글의 댓글

귀한 걸음 고맙습니다^^
저는 이곳 시골에 사니까
건강도 좋아지는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