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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커피에 담긴 마지막 키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50회 작성일 20-02-05 10:36

본문

모닝커피에 담긴 마지막 키스


1.
부암동 산기슭 마을에  첫눈이 걸어가고 있었다
첫사랑도 함께 걸어가고 있었다

동대문 성곽 기슭에서부터 서풍에 실려 날아온
중국인 한족 미녀는 첫 키스를 강요당했다

그녀의 입술은 해거름보다 붉게 타올랐고
그날 밤 그들은 한 몸이 되었다

주술에 걸린 불법체류 여성은
서투른 아마추어 마술사의 손짓조차도
끝내 거역할 수 없었나 보다



2.
눈이 그친 부암동 산기슭에 샛별이 둥지를 틀었다

둥지에서 갓 태어난 독수리의 날갯짓이
광화문 네거리 빌딩 숲속으로 사라지자

첫 키스에 실려온 바람 한 점이
봄의 우듬지 심장 속을 꿰뚫고

북한산 산자락 길을 맴돌던 양털 구름 한 쪽이
부암동 산기슭 카페의 잘룩한 허리를 휘감자

첫사랑에 물든 모닝커피 속으로
핏물에 그을린 붉은 첫 키스가 쏜살같이 걸어가기
시작했다


댓글목록

이옥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련한 첫사랑과 첫키스가 모닝커피속에 담아 있네요
오랜만에 달다란  첫사랑을 첫눈속에서 만나고 갑니다
브루시안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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