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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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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1회 작성일 20-02-17 08:47

본문

​어머니, 이쪽은 평탄하고 저쪽은 턱이 있어요.

이리로 오세요.

그래, 글쎄 보여야지. 내 손 좀 잡아줄래?


어머니, 이쪽은 김치이고 저쪽은 단무지예요.

어느 것 드실래요?

그래, 한 가닥 한 가닥씩 나누어 줄래?


어머니, 가을이 왔어요. 길가에 코스모스와

들국화가 활짝 피었네요. 빨갛고 하얗고 노란

꽃들이 피었어요.

그래, 어디 향기 한 번 맡아볼까? 


어머니, 보름달이 동산 위에 환하게 걸렸어요.

그래, 옛날엔 내가 가니 달도 갔었는데 이제는

나는 안 가도 달은 가고 있겠구나?   


어머니, 여기 돈 있어요. 작고 파란 것이

천 원짜리이고, 크고 노란 것이 오만 원짜리

이고, 중간이고 초록색인 것이 만 원짜리예요.

그래, 각각 나누어서 편지 봉투, 비닐봉투,

종이 봉투에 담아줄래? 


어머니, 손자들이 왔어요. 어머니 보려고요.

진솔이, 지영이, 새별이, 문경이 모두 왔어요.

그래, 절은 무슨 절? 어서 짝을 찾아야지?

이리 가까이 와 봐. 얼굴 좀  만져보게.  

어서 내가 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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