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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의 거리를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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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5회 작성일 20-03-04 12:58

본문



나와의 거리를 봄 / 김 재 숙

 

 

정말 없는 것인지

치밀하게 더 세밀히 침범해 오는 내 구역

어디쯤인가

시계가 멈춘 그때에

서둘러 창문 닫고 숙면의 밤 들이고

몸이 절로 웅크려 졌어

믿기지 않지만

그렇게 늘어진 홍잠*을 깨니

주름이 펴지고

조금 젊어지고

뜨거운 것이 가슴으로 불쑥 날아올랐어

머리털이 실처럼 풀려 나온 오늘은

이엉을 얹을 것 같아

 

그러게 오랫동안

주름진 인내를 펼쳐

서걱서걱 물레질을 했나봐

 

잠견蠶繭 사이 어디쯤

이제야 사람이 보이네 .

 

 

                                 * 늙은 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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