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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의 봄앓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75회 작성일 20-03-09 11:48

본문

경자庚子의 봄앓이 / 백록




불현듯, 2020의 시상이 앓고 있다
갈피를 잃은 초침 분침 시침이 서로 갈팡질팡하더니 마침내 뒷걸음질치고 있다
고장난 시계가 시선을 어지럽히고 허기진 각막이 세월을 되새김질하고 있다
들숨날숨의 숨통조차 구속된 지 꽤 오래다

막상, 계절 같지 않은 이 환절에 흐리멍덩한 동공으로 비치는 건
아지랑이 같은 입춘의 기억과 안개 같은 우수의 방황과
청개구리울음 같은 경칩의 울컥한 신음들
천지가 온통 희붐한 생각과 희멀건 사연과
희끄무레한 소리뿐이었다

며칠 후, 무르익은 춘분이라도 얼씬거리면
아니, 동이 트이는 내일이라도 당장
허구한 날 축축한 골방에 늘어뜨린 귀
창밖으로 쫑긋 세워봐야겠다
새 초록을 품은 봄의 소리
이명으로라도 쑥쑥 키워봐야겠다
쟁쟁하도록

댓글목록

이옥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청개구리 울음 같은
경칩의  울컥한 신음들.......
암울한 봄입니다
도저히 봄다운 봄이  올것 같지 않네요 
가끔 눈에 보이는 봄 나비 등에 엎혀서
훨 ~ 훨  날아 가고 싶어요 ...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 개인 봄날입니다만
아직 개운치 못하군요
들숨 날숨이 확 트이는 그런 봄이길 희망합니다
주고받고 오고가는 인정머리가
되살아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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