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의 아들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목수의 아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4회 작성일 20-05-07 11:15

본문

목수의 아들

 




어느날 개들이 킁킁거리며 그에게 짖어댔으나
되레 길가 파리한 이파리들은 그들을 비웃었다.

학당의 선생들은 하나같이 배움을 강조했으나
그들의 가르침이란 높다란 여신의 동상에
얹혀 있는 색바랜 장신구에 지나지 않았다.

잉걸불을 큰불로 키우는 것에 능한 그들은
웃고 떠들며 격렬하게 그를 쪼아댔다.
덜 박힌 못 헐렁이는 들보에다가
그러나 목수의 아들은 망치를 치들어 내리쳤다.

그들의 악의에 찬 소문은 세례를 받지 못한 마음과
혓바닥을 거쳐 바이러스처럼 구석구석 퍼져 갔다.

소문은 말씀을 찢고 사랑을 비틀어 버리곤
그를 높다란 나무에 세우고야 말았다.
바이러스여, 바이러스여, 바이러스여,
광장에 모인 성난 무리의 말들은
플라타너스 잎처럼 사방에서 쏟아져 내렸다.

그렇게 단 하나 뿐이던 우리의 백신은 스러져 갔다.
날이 저물자 땅거미를 따라 상한 이파리들이
언덕 위를 지키고 선 나무 밑을 서성이고 있었다.

며칠 후
괴로웠던, 그러나 행복한 목수의 아들은*
어느 산마을 비뚤어진 대문이며 서까래며
저혼자 고개 숙인 툇마루 자락을 가만히
쳐다보더니 못을 꺼내고 망치를 손에 틀어 쥐어
틀어진 늑골 맞추듯 작업해 내려가고 있었다.

정오의 볕살이 땀이 송골한 그의 이마를
널판지를 재며 콧노래를 부르는* 그의 손을
한없이 다정한 손길로 어루만지고 있었다.





* 윤동주의 시 '십자가'에서 인용.
* 노천명의 시 '봄의 서곡'에서 인용.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4,692건 383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7952
내가 나에게 댓글+ 1
웃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2-04
7951 백마술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2-09
7950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2-11
7949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2-11
7948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2-17
7947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2-16
794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2-18
7945 토문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2-19
7944 飛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2-19
794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0-11
7942 飛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1-21
7941
운객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1-30
7940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2-07
7939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2-20
7938
목련화 댓글+ 2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4-10
7937 釣人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4-20
793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5-02
7935
이상국가론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5-16
7934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5-19
793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6-16
7932 와리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6-03
7931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6-06
7930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6-24
7929
시간의 선물 댓글+ 1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7-25
7928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7-26
7927 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7-30
7926
나 어릴 때 댓글+ 2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2-19
7925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7-28
7924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8-02
7923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8-11
79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8-13
7921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8-31
7920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9-23
7919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1-11
7918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2-04
7917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2-08
7916 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2-23
7915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1-02
7914 탄무誕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1-11
7913 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1-09
7912 미소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1-12
7911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1-16
7910
연분 댓글+ 4
와리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2-11
790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3-25
7908
화조도 댓글+ 3
와리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3-27
790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4-13
7906
빗방울 댓글+ 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4-30
7905
고슴도치 댓글+ 2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6-08
7904
뇌과학 댓글+ 1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6-14
7903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7-20
7902 사람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7-03
7901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7-10
7900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7-11
789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8-08
789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8-23
7897 뜬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0-23
7896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1-13
7895 뜬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2-02
7894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7-19
7893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3-16
7892 김한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11-12
789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11-30
7890 시지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4-28
7889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2-23
7888
흙의 의미 댓글+ 1
남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6-04
7887 똥맹꽁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6-28
7886 청웅소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6-29
7885 풍경속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7-01
7884 김수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6-30
7883 qkek바다에캡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7-0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