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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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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02회 작성일 20-07-26 00:04

본문




당신이 갖고 있는 시어(詩語)를 여기 쭈욱 늘어놓아 볼래요? 빛깔대로 형태대로 냄새대로 맛대로 고통의 음영(陰影)대로 다 늘어놓아 봐요. 봉오리 맺은 것은 찢어서 순백의 접시 위에, 아기를 밴 것은 자궁을 갈라 모체와 태아를 분리시켜주세요. 버둥거리는 것은 당신의 안구 속 소금물에 넣어주세요. 저 공작의 깃털꼬리는 내가 몇년 전 프라하 발드슈타인정원에서 보았던 것이군요. 느티나무 녹음 아래 문신처럼 작은 레스토랑에서, 순금(純金)을 안주 삼아 시취(屍臭) 감도는 당신의 타액을 마셨죠. 그것은 기포처럼 를 이루어 텁텁하게 시려오는 저녁하늘로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당신도 나도 이 뜨거운 표현들을 잘도 살아남았군요. 당신에게 내 폐 한 쪽과 심장의 사분지 일을 드리지요. 내 고통에 상큼한 레몬즙을 뿌려주세요.  


당신, 방금 눈썹을 움직였나요? 비린내 풀풀 풍기는 탯줄이 감겨 있는 저 별자리들, 자오선 넘어 해파리처럼 부정형(不定形)의 의미를 담은 것이 당신의 목을 조르고 있나요? 스스로 목을 졸라야 할 만큼 당신 행복한가요? 새하얀 손수건을 한 손에 들고 있나요? 내게 당신의 혈관을 보여줄 수 있나요?  


어제는 창문이 닫혀 있는 방이었습니다. 아쿠타가와씨의 이야기를 들어볼래요? 그의 어머니 후쿠는 아들을 앉혀놓고 늦은 저녁을 먹다가 발광하였답니다그녀의 남편은 가시가 잔뜩 돋친 바싹 마른 싸리나무였대요. 어머니는 아들에게 달려들어 목을 졸랐다네요. 아들은 어머니를 좁은 방에 가두고 그 옆방에서 평생 살았답니다. 밤이면 벽에 귀를 갖다대고, 어머니 뇌 속의 침엽수들이 허공에 교각을 놓고 벽에 동화되어 가면서 꾸준히 그의 뇌 속으로 옮겨오는 꿈을 꾸었대요. 침엽수들의 잎이 번성하면 번성할수록 그의 뇌는 비어갔다네요. 결국 아쿠타가와씨 대신 바르비탈이 두개골 속의 것을 덜어냈지요. 생동하는 혈관도 끊으면 몇줄의 글이 끝을 맺지도 않고 "막연히 불안하다" 한 마디로 질주를 멈추지요.  


나도 알아요. 불안한 만큼 황홀하다는 것을. 나는 내가 갖고 있는 시어(詩語)만큼만 살아가렵니다. 빈사상태의 황금궁전에서, 나는 삶 대신 삶의 이미지를 죽음 대신 죽음의 이미지를 살아가요. 내 맥박은 묘사된 만큼만 뛰고 있어요. 당신이 갖고 있는 시어(詩語) 위에 나를 해체하여 늘어놓을까요? 당신의 시어(詩語)와 겹치지 않게끔, 빛깔과 형태 소리와 의미를 모두 내게서 배제해버리고요. 그러고나서도 나라는 존재가 남는다면, 그 위에 당신을 위한 집을 지어줄께요. 그러고나서도 나라는 존재가 남는다면, 어느 여류시인이 침 뱉고 간 내 시어(詩語)들을 베인 단면(斷面) 그대로 당신에게 선사하지요. 메리 크리스마스. 우리는 서로를 볼 수 없지요? 그렇지 않은가요? 

 

 


  

댓글목록

라라리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떤 불안이 황홀하다는 것
죽음을 뛰어넘은 순간, 환영처럼 실려오는 시어의
맥박이 요동치는 것 같습니다
현실과 몽환의 세계를 오가며 멋진 요리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벌써 흰 눈이 펑펑 쏟아지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지네요
잘 감상했습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쓴 시는 무엇이었다 하는 것을 써보고 싶어서요.
"고통의 음영이 깃든 이미지" "나는 삶과 죽음 대신 삶의 이미지와 죽음의 이미지를 살아왔다" "내 뇌 속으로 옮아오는 병균의 이미지" "불안한 것이 황홀하다" 같은 것들이 제 시에서 떨어지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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