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닭과 아이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장닭과 아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14회 작성일 20-06-06 11:39

본문

장닭과 아이



모가지가 잘린 장닭이 마당을 뛰어다닌다
흙먼지와 뒤섞인 피가 구석구석을 돌아다닌다
순간 고통이 밀려드는지 몸을 부르르 떤다

알을 깨고 세상에 나올 때의 설렘과 자라서 암탉에게
장가오던 날이 떠오르고 새끼들이 마당 모퉁이에 모여
봄날의 햇살 쬐던 일들이 떠올랐을까,
아니면 단말마의 고통이 좋았던 기억들을 삼켰을까,
장닭은 아직도 지상에 지 몫이 남아 있는 줄로 안다

그럴수록 혈관은 더 높은 압력으로 피를 밖으로 밀어내고
목구멍은 숨구멍 침구멍이 더이상 아니다 언젠가
마당 곁으로 흐르는 개울물 속에 아이가 빠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물 밑엔 수초와 물고기들이 한가로이 유영하고 있었으나
아이가 솟아날 구멍은 보이지 않았다
그 경우 물은 차라리 무쇠로 만든 담벼락처럼 단단해 보였다

아버지의 그림자 곁 먼저 땅바닥으로 떨어진 눈이
잠시 날뛰다가 막대기를 치워버린 지게처럼
슬로우 모션으로 쓰러지는 자신의 몸뚱이를 쳐다본다
몸뚱이는 자신을 쳐다본 눈의 슬픔을 알아차렸을까?
식은땀을 흘리던 아버지가 뒤늦게 그의 뒷다리를 잡고선
치들어 올리더니 모가지를 땅으로 향하게 한다
그러곤 한참을 피를 빼 내는 것이었다

아버지가 머리채를 잡아당겨 물 위로 솟구친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씩 쇠벽을 깨고 하늘로 솟구치는 꿈을 꾼다
동시에 그 날 마당에서의 한바탕 소동이 떠오르곤 했다

장닭에게도 아이에게도
그 날 보이던 건 오로지 손,
플라타너스 잎보다도 크고 주름졌던 아버지의 손이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6-09 16:05:41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하늘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읽으니
아버지의 손이 눈물겹도록 그리워지네요

먹먹하지만 아련한 추억이 있는 문장속에
잠시 머물다 갑니다
고맙습니다 너덜길 시인님~

너덜길님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모든 것이 허무하게 느껴질 때,
시 쓸 생각만 하면,
불끈 생의 의욕이 솟구치곤 합니다,
모두가 시를 외면해도,
외면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그냥 시가 좋습니다.
오래 시로 교감했으면 합니다.

브루스안님의 댓글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개인적으로
닭이란 동물을 참 좋아합ㄴ다

용과 닭의 궁합이 그만이라더니
옛 속담이 틀리지는  않네요

오늘도 나는 닭한마리에
막걸리를 들이킵ㄴ다

Total 6,151건 12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381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1 07-27
5380
치매 댓글+ 2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8 0 07-27
5379
기역, 니은 댓글+ 6
작은미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2 0 07-26
5378
장마 댓글+ 6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9 0 07-25
5377
큐브(퇴고) 댓글+ 2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 0 07-25
537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1 0 07-25
5375 벨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7 0 07-24
5374
무덤 댓글+ 1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7 0 07-21
5373 벨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 0 07-20
5372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 0 07-20
5371
붉은 마당 댓글+ 4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6 0 07-20
5370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 0 07-20
5369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5 0 07-19
5368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0 0 07-18
5367
메꽃 추억 댓글+ 2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4 0 07-17
536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 0 07-16
5365
변기 댓글+ 2
작은미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6 1 07-13
536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3 0 07-08
5363
흙의 손 댓글+ 2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9 0 07-06
536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8 0 07-06
5361
경계에 앉다. 댓글+ 6
작은미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3 0 07-05
5360
일곱번째 포옹 댓글+ 12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7 0 07-04
5359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0 07-04
5358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3 0 07-03
5357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 07-03
5356 작은미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5 0 07-03
5355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 0 07-02
5354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1 0 07-01
5353
손톱 댓글+ 2
작은미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9 0 07-01
535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0 0 07-01
5351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 07-01
5350
노란 고양이 댓글+ 2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 0 06-30
5349
순대국 댓글+ 1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7 0 06-29
534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4 0 06-29
5347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 0 06-28
5346
환절기 댓글+ 4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8 0 06-27
5345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4 0 06-26
5344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 0 06-26
5343
연통 댓글+ 6
작은미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9 0 06-25
5342
축제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4 0 06-24
5341
시멘트 꽃 댓글+ 2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7 0 06-23
5340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 0 06-23
5339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1 0 06-22
5338 온글쟁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0 06-22
5337
한일병원 댓글+ 4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1 06-22
533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 0 06-21
5335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0 0 06-20
533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7 0 06-18
5333 온글쟁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 0 06-18
533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 0 06-18
5331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 0 06-18
5330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 0 06-18
5329
6월 감정 댓글+ 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1 0 06-17
5328 고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7 0 06-17
5327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4 0 06-16
5326
어떤 저녁 댓글+ 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3 0 06-14
5325
당신의 접시 댓글+ 3
작은미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7 0 06-14
532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3 0 06-13
5323 고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7 0 06-12
5322 고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9 0 06-08
5321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 0 06-07
5320
人魚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1 0 06-07
열람중
장닭과 아이 댓글+ 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5 0 06-06
5318
사이 댓글+ 4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9 0 06-06
5317 작은미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4 0 06-06
5316
빗소리 댓글+ 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1 0 06-05
5315
거울의 역설 댓글+ 3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9 0 06-05
531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 06-04
5313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4 0 06-03
5312 조현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0 0 06-0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