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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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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00회 작성일 20-06-07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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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魚


축제의 불꽃놀이처럼 황홀속에서 폭발해 버린 파편같은 팔다리가 여기저기 비린 꽃으로 만발한 산정(山頂)이 있다고 한다. 짭쪼롬한 간고등어 냄새로 떠오른 침을 질질 흘리는 산봉우리가 위로 위로 뻗은 흰 팔다리로 그득하다고 한다. 


너븐숭이에 달아오른 총탄을 혀로 핥던 풀 비린내가 혀 끝을 맷돌로 가는 人魚의 노래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한다. 


人魚는 일그렁거리는 파도로부터 약간 날 선 바위 뒤에 숨어 부푼 밤하늘을 엿본다고 한다. 


청록빛 장막이 섬에 덮이면 밤안개가 물끄러미 산굼부리를 바라보는 그 사슴의 망막을 베어내는 금속성 사선(斜線)의 힘이 人魚의 자궁이라는 것이다. 잔뜩 당겨져 팽팽한 것이 포연(砲煙)에 아비를 잃고 어미를 잃고 썩어가는 풀뿌리 앞에 엎어져 일어서지 못한다고 한다. 


마을을 덮은 홍역이 불타오르며 삽살개가 어데 땅에 묻혀 있던 남자아이의 자지를 물고 돌아다닐 때 人魚는 바위 틈에 고인 정적한 물 속에서 첨벙거리는 일이 잦다고 한다. 


아이들은 각혈하고 송아지들은 부서진 다리를 끌고 부르튼 여인들의 손은 달구어진 강철 항아리 들고 이마를 따라 뻗어가는 가시나무 심연까지 파고들어간 낙인 어디서 퍼렇게 부풀어오른 배때지가 펑하고 터지는 소리 멀리서 가시나무마다 담장이 더 높아지는 그 바윗돌이 굴러떨어지는 적적한 마을 틈바구니에서 人魚는 당산나무에 목 매달린 채 아직도 건들거리고 있다고 한다. 


청푸르게 설익은 과일들이 썩다 못해 농익어가듯 그 빨간 표정으로 아이들이 높은 거미줄에 매달려 익어갈 때 人魚는 익어 벌어진 아이들의 몸에서 쇠사슬을 끄집어내어 제 몸을 쉰 목소리로 결박한다고 한다. 그러면 그 높은 데서 아이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뱃속의 것을 덜어내며 깔깔 웃는다고 한다. 아이들이 웃을 때마다 그 높은 데서 허연 손가락들이 낄낄거리며 쏟아져내린다는 것이다. 


배가 남산처럼 부풀어오른 내 누이가 농익은 복숭아 썩어가는 부분만을 골라 입을 대고 쭉 빨아먹듯이, 사산(死産)된 까막새가 人魚의 눈알을 쪼아먹는다고 한다. 폐가 간지러운 人魚는 흐릿한 어둠 속에서 뻣뻣하게 굳어가는 창녀였던 적이 있다고 한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6-09 16:07:07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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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말씀하신대로 제주 43사건을 다룬 시입니다. 삶의 의지와 시대적 폭압이 화합하지 못하고 예리하게 엇갈리는 모습을 인어라고 표현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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