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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0회 작성일 20-06-2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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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대가 섬이 되었으면 했다. 그것도 남태평양 어느 연록빛 파도가 스스로의 격정을 부드러운 손길로 잠재우고 있는 산호가지가 되거나 진주알이 되었으면 했다. 겹겹이 바윗돌같은 껍질에 에워싸여져 영롱한 가 되어, 섬세한 연약함을 매운 지조로 바꾸어주었으면 했다. 야자수 열매나 파파야 향기, 높게 펄럭이는 나뭇잎들의 , 땅위를 구르는 야자열매 깨진 틈으로 찰랑거리는 향그런 금빛 술이 그대였으면 했다. 


버려진 섬들이

물거품이 되어가고 있다. 

어머니께 여쭈어보아도 

아시지 못하는 꽃들의 종류가 황야에서 늘어가고 있다. 


그대가 섬이 된 것은, 

내가 섬에서 가장 높은 산 정상에 올라가 

꽃숭어리처럼 정결하게 쪽빛 바다에 솟아오른 섬들을 보면서 알 수 있었다.

그대가 섬이 된 것은,

무엇이 그대를 이끌어서인가.

꽃들은 저마다 알 수 없는 숨결로 열대과실의 그 농익은 벌어짐으로 

내게 말해 온다. 


"너, 떠나가라. 그것이 시베리아 설원 흰 늑대들이 배회하는 장소이든,

시간이 톱니바퀴들의 정교한 움직임으로 윤회하는 첨탑의 그림자 속이든,

어느 소녀가 굶주려 죽어가는 이끼 낀 부도탑(浮屠塔) 곁이든, 너 떠나가라."


그 모든것들은 찰나의 순간에도 나고 또 죽어간다.

나는 섬에서 가장 빽빽한 검은 숲 넝쿨이 엉키고 엉켜 무수한 맥류(脈流)가 거친 비늘과 가시를 뿜어내는 곳으로

찾아간 적 있다. 폐 속에 毒을 그득히 담고 갔었다. 


거기에 작은 얼굴이 돌처럼 놓여 있었다. 그것은 굳어 있었으나 열대의 꽃이 몇송이 그 위에 고여 있었다. 

그것은 금 가 있었으나, 만지면 연분홍 고운 피가 손가락에 묻었다. 

나는 한동안 혼자 거기 있었다. 나 혼자 금빛이었다. 

너른 하늘이 쪽빛으로 펄럭이는, 

나 혼자 고독하였다.


그렇게 해서 

나는 섬을 떠났다. 

그때 얼굴을 흙 위에 박고 엎드려 있던 그 새 한 마리가 

어떻게 겹꽃잎 얇게 펼쳐 수집은 표정을 얻어 십자가가 되었는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참이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6-25 10:58:3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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