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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73회 작성일 20-06-24 07:48

본문




그들은 정화조 안에서 오물(汚物)들 사이로 둥둥 떠가는 한가로운 섬을 찾아냈다. 젖은 천 한 장으로 벗은 몸을 가리고 작은 쌀알처럼 날이 선 비늘들이 섬 가장자리를 맴돌고 있었다. 파란 블라우스 한 벌이 물에 젖어 개를 끌고 산책을 나왔다. 그들은 검고 더러운 물 안으로 뛰어들어 나무토막같기도 하고 부패한 유방같기도 한 구름을 움켜쥐었다......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께서 이 문을 먼저 지나셨다.


나의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께서 이 문을 먼저 지나셨다. 


검은 구덩이 안에서 늘 축제가 벌어진다. 하얀 이를 싱긋 드러내는 성스런 십자가는 비탈진 지붕 위에서 위태롭게 격류에 나부끼고 있다. 축제가 시작되면 아이들이 먼저 뛰어나간다. 울긋불긋 사철 벚꽃이 지고 있는 기모노 안에서 달려나가는 아이들의 무릎 안이 비어 있다. 아이들의 무릎을 꺾고 무릎 안 고인 골수를 쪽쪽 빨아먹는다는 내 유년의 혹부리 영감이 녹슨 철조망을 담 대신 둘러치고 이 정화조 안 축제에 눌러 붙었다.  


번개탄 불에 달아오른 나무는 상류로 상류로 안간힘 다해 기어올랐다. 나무토막이 서서히 검은 두개골이 되어간다. 나무는 무심하게 물결에 떴다가 가라앉았다 하면서 햇빛을 반쯤 투과하는 플래스틱 경계를 툭툭 치는 것이었다. 맑고 투명한 울림소리가 파란 경계로부터 들려온다.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조곡을 이어폰으로 듣는 날파리들이 떼지어 햇빛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끼 낀 돌 위에 날 선 돌들을 얹는다. 그러다 하얀 손가락이 베어도 피 한 방울 나지 않는다. 세포 하나하나가 다른 빛깔 다른 울림소리를 갖고 있기에, 이 파문 속으로 흩어지려는 세포들을 하나로 붙잡아놓을 방도가 없다. 


개 한 마리가 멀리서 짖는다. 나무토막은 반쯤 타 버린 귀를 세워 먼 곳에 일어나는 뭉게구름을 들으려 하였으나 구름은 점점 더 속도를 내며 정화조 2 정화조 3을 향해 달려나가버렸다. 플라스틱이 점점 더 달아오른다. 플라스틱은 햇빛이 투과해오는 하늘의 투명한 입자와 입자 사이에 사정(射精)한다. 오물(汚物)의 자궁 안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이 있다. 난산(難産)이다.  또한 축제의 한 장면이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6-25 11:14:15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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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스펙트럼님의 댓글

profile_image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화조를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하다니 정말 대단 하십니다...은유가 매우 재미있고 미소를 자아내게 합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봄빛가득한님의 댓글

profile_image 봄빛가득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어로 쓸라고 했는데 한 구절 어휘도 못하는 내가,
님은 나에게 영원한 시인입니다.

그냥 이유도 없이 왜 내가 당신의 글 쪼가리를 사랑하게 되었는지ㅡ헐,,

제발 앞으로도 자주 글 올려주시길요.

기쁨, 슬픔, 뭐하리요, 자운영 한 꽃송이, 그 향기,

기다릴께요! 사랑해요 당신!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과찬이십니다. 시인이라기엔 항상 무언가를 모색하고 있는 제가, 그 어디에든 당도하긴 했으려나요.

영원한 시인으로 생각해주시는 것은 정말 영광입니다.

제 시의 1호이자 유일한 애독자이시군요. 저도 특별한 분으로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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