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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넝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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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작은미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24회 작성일 20-07-03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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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넝쿨

꽃보다 아름다운 나선의 줄기
허공의 시간을 풀어 휘갈긴 가느린 궤적
경쾌했다.
무엇을 그토록 말하고 싶었던 걸까
무엇이 그토록 아프고 그리워 줄기마다 휘갈겨
썼을까
파란 하늘에 멋진 초록의 나선을 휘갈겼다.
하얀 구름에 초록의 은하수를 궤적하고 허공을
솟아 돌며 지문도 없이 어지럽게 빚어낸 작은
연두빛 스프링은 아름답다 못해 감탄의 탄성마저
휘감는다.
네 안에 도대체 누가 있길래 이토록 아름다운
탄력의 궤적을 휘갈겨 허공을 움켜지는 것일까?
길 모르는 묵은 가난을 작은 호박들로 쫓아내고
있었다.
가난했던 아버지처럼 가난한 자식이 아버지가
되고 다시 늙고 있는 서러운 묵은 가난의 역사를
호박 넝쿨은 작고 섬세한 탄력의 연둣빛 스프링으로
감아올리고 있었다.
허공에 초록 초록한 탄력으로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얘기들을 아름답게 휘갈겨 은하수로
궤적하고 있었다.
그 먼길을 돌아 돌아 담을 넘었던 그 세월을
휘갈겼구나
초록한 궤적들 사이로 노란 호박 꽃이 휘휘거리는
바람을 본다.
바람이 은하수를 돌린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7-06 09:17:0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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