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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을 깎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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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화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18회 작성일 20-02-24 09:20

본문

손톱을 깎으며


외계인이 우리를 보러 이 별에 오면
우스울 거야 신기할거야 만져보겠지 우릴 그 밋밋한 손으로 투명한 살 끝으로 살 속에 깊숙이 박힌 희고 단단한

어디서 부터 설명 해야지 궁금한 외계인에게
설명 할 수 없어 복잡할거야 난해할거야 우리는 우리를 설명하는데 서툴거야 우리는 어쩌면 처음 우리를 알게 될 거야

우리는 이 별의 뼈대 있는 가문이라고 감히 손댈 수 없는 종족이라고 으름장을 놓으면 물러날까
도망갈까 보름 넘게 자르지 못한 손톱, 뼈의 지느러미를 흔들어 밋밋한 그의 뺨을 할퀴어 줄까

손톱을 깎으며 지구를 지킬 방법 하나를 까마득히 익힌다 그때마다 손톱이 날카로운 총성을 토하며 날아간다

낱낱이, 이 별의 어디 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2-28 09:51:0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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