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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틀라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2회 작성일 20-02-26 20:39

본문

가로등이 서쪽으로 기울어가는 오후

불빛은 아직 켜지지 않았다

모국을 벗어나지 못해 우는 새처럼

나는 이곳을 벗어나지 못했다

골목마다 머뭇거림이 남아있고

바닥에는 서툴렀던 문장들이 플라스틱처럼

썩지 않고 뒹군다

한없이 가벼워진 기억도 이곳에선 무거워지는데

법칙에 따라 눈물이 떨어지는 속도는 동일하다

겨울에는 새의 심장까지도 언다는데

그렇게 많은 겨울을 맞이했는데도 얼어본 적이 없어서

두 손으로 가슴을 쥐어뜯었다

자폐증을 앓던 적이 있다 그때

나는 둥지를 보면 외딴 섬을 생각하고

겨울나무를 보면 남반구에 피는 꽃을 생각하는

정신이 중심 없이 회전하는 행성 같았다


언제쯤 새의 소리가 비명으로 들리지 않을까





오래 전 학창시절에 시마을에서 많은 시를 썼는데

그 이후로 시를 쓰고 살지 않다가 몇 년 만에 찾아와봤습니다


여기서 정말 많은 선생님들의 시를 보고 많이 많이 배우고 갑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3-02 13:01:14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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