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연주회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어느 연주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35회 작성일 19-11-30 23:35

본문


어느 연주회 





슬며시 내리던 잿빛 으스름이 완전한 암흑으로 화한 밤이었다. 


나는 그녀가 어느 노년의 피아니스트 앞에서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아직도 기억한다.

 

"이것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예요."

 

도나우강이라던가 아니면 드라바강이라던가,

그의 입안에 청푸른 개구리들이 잔뜩 고여 있었다.

 

나이테가 잔뜩 감긴 팔을 웅변하듯 휘휘 저으며

잎이 거의 져 버린 가지로 조명등빛을 쫓아냈다.

 

22살의 청년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작곡한 곡.

그는 푸른 강물 안으로 들어가

휘어진 나뭇가지와 물살 안에 흩어지는 달빛과 별빛 퍼져가는 동심원을

흩는 것이었다.

 

그의 손가락이 흰 건반과 검은 건반 사이에서 익사한

소녀를 끌어냈다.

동유럽 어딘가의 억양이 소녀의 너덜너덜해진 치마에

배어 있었다. 


누구를 위해 그녀는 심연에 몸을 던졌던가?

내가 방금 그녀를 집에 배웅해주었는데 말이다.   

 

그는 16세기에 지어진 무뚝뚝한 돌다리 위로 돌아온다.

돌다리 위에 아무도 없고 소녀도 없다.

검은 물살이 다리 바로 아래를 지나가는 황홀한 소리, 그의 긴 손가락이

깨진 유리조각들 사이를 더듬는다. 


"이 강물도 멎는 곳이 있겠지요."


"멀리서 대성당의 종소리가 울리기를 기다려요......"


그는 창백한 관을 열어 소녀의 시신을 선율 위에 올린다.

가만히 누워있는 소녀의 무릎 아래에 하혈한 주홍빛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밤 소녀의 옆구리에서 청록빛 계수나무가 무럭무럭 자랐다. 

천장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청중들은 달빛 자갈들 사이를 밟고 

삼삼오오 강물 위에 피어나고 있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12-02 13:59:0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151건 15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171
마지막 외출 댓글+ 3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5 0 01-07
5170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5 0 01-06
5169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2 0 01-05
5168
기형로봇Z 댓글+ 3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8 0 01-03
516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 0 01-03
5166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6 0 01-02
5165
늙은 호박 댓글+ 4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1 0 01-01
5164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0 12-31
5163 이화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3 0 12-29
516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2 0 12-28
5161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1 0 12-28
5160
이인상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7 0 12-27
5159
지적도 댓글+ 5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6 0 12-26
5158
약속 장소 댓글+ 2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8 0 12-26
515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8 0 12-21
5156
시루 섬 댓글+ 4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9 0 12-21
5155
데칼코마니 2 댓글+ 2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4 0 12-21
5154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5 0 12-21
515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4 0 12-19
5152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 0 12-19
515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1 0 12-18
5150
구멍 댓글+ 2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7 0 12-17
5149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 0 12-16
5148
모노레일 댓글+ 4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0 0 12-16
514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4 0 12-15
5146 한병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 0 12-15
5145 동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1 0 12-14
5144
문경새재 댓글+ 3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 0 12-13
5143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 0 12-13
5142 코스모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 0 12-12
5141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6 0 12-11
5140
코스모스 댓글+ 1
7코스모스7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2 0 12-11
5139 봄뜰0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4 0 12-08
5138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7 0 12-07
5137
릴리~, 릴리! 댓글+ 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8 0 12-04
5136
첫눈 댓글+ 6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1 0 12-04
5135
빗방울의 꿈 댓글+ 3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4 0 12-03
5134
첫눈 댓글+ 14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6 0 12-03
5133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9 0 12-01
5132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9 0 12-01
열람중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6 0 11-30
5130
그네를 보며 댓글+ 6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0 0 11-29
5129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1 0 11-28
5128
고무신 댓글+ 2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0 0 11-27
5127
수련 睡蓮 댓글+ 4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2 0 11-26
5126 플루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0 11-24
5125
몸살 댓글+ 4
한병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7 0 11-24
512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3 0 11-23
5123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5 0 11-23
5122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0 11-22
5121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2 0 11-21
5120
악수(握手) 댓글+ 2
한병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0 0 11-21
5119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1 0 11-21
5118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9 0 11-21
5117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7 0 11-20
5116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7 0 11-20
5115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9 0 11-19
5114
12월 댓글+ 2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1 0 11-19
511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6 0 11-19
5112 성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2 0 11-17
5111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3 0 11-17
5110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0 11-16
5109
분수대 댓글+ 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7 0 11-16
5108 동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5 0 11-15
5107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4 0 11-15
510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8 0 11-14
5105
불경기 댓글+ 12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0 11-14
5104
명장 댓글+ 4
전영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8 0 11-13
5103
갈무리 댓글+ 3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2 0 11-13
5102
초봄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1 0 11-1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