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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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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6회 작성일 22-08-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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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土 


오늘 밤, 나는 그녀의 고름을 풀고 앙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문득 그녀의 문장에 외줄기라고 적어두었던 오래전 기억이 꺼물거렸다 돌이켜보면 까마득한 날로부터 나도 외줄기였고 그녀도 외줄기였을까 옥상에는 에크모의 박동 소리가 인공파도처럼 고동치고 있었다 너와 나, 가끔 우리라는 행간과 행간 사이에서 베를린에서 잃어버렸던 그 소녀를 보았다 포르말린으로 열브스름하게 색칠한 밤의 여로 속으로 짙푸른 생초들의 굳은 발가락이 허우적거린다 서쪽 해안가로 소녀의 익사체가 둥둥 떠내려 온다 뚜벅뚜벅 빈 술잔 같은 저녁을 독약처럼 나누어 마시고 돌아 내려오는 해변길 나는 광중으로 그녀를 부르는 지랄 맞은 가래질소리를 짓밟으며 여기가 폐염전이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8-16 08:34:51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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