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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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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느지막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24회 작성일 22-06-01 17:53

본문



흙 없는 땅이 없듯 풀 없는 땅은 없다

풀과 흙은 산과 계곡처럼 분리되지 않는다

세찬 비바람에도 다소곳이 받아들이는 순한 성격을 가졌다

모질게 차별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살상용 무기로 이골이 난 사람들, 호미로, 기계로, 독약으로 똘똘 뭉쳐 쳐들어온다

맨몸으로 버틴다

주춤 수그러들었다가 잠시 후 다시 허리를 펴고 유유히

드디어

늙은 농부는 두손을 들고 너만 없으면


꿈틀꿈틀 끊임없이 우루루 몰리는 대단한 끈기

어디서 올까?

쓸데가 없어 쓸모없다는 풀씨는 바람을 타고 날린다

바람이 들리지 않는 곳은 없다

어둠침침한 방앗간에도, 펄럭이는 왕년의 치맛자락에도 들락날락했다

티켓 없어도


바람 타고 온 풀씨 어디든 틈새만 있으면 둥지를 튼다

보푸라기, 잔 바람에도 풀풀 날리는 몸매를 가졌다

작은 풀씨

그 안에 왕성한 기력은 가히 신기하다


발길이 없으니 손길이 닿지 않는, 쓸쓸한

그러니까 영, 영양가 없는 외진 곳

발길이 오래되니 햇빛도 피해가는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는 고랑이나 밭둑을 넘어

슬쩍 끼어들었다가 호미나 괭이에 사정없이 뿌리채 뽑히는


지들한테는 해가 없다고 마구 뿌려대는 독약을, 허옇게 말라가는 뿌리를 봤지 아무리

그래도 흙 속에는 다음 세대들이 줄을 섰다

흙은 우리 편이거든, 언젠가 흙은 진면목을 드러낼 거다

심판할 거니까


밀려드는 이웃집 우세에 쪼그라드는 자존심

무법천지거든 늘 힘 센 놈이 문제다

세상사가 그렇지 않은가, 설치다가 예초기에 허리가 동강난다

풀들에게도 모두 꽃이 있다

작다고 허접하게 만들어내는 꽃은 없다

꽃판 위에 쑥 뽑아올린 꽃술, 손톱만 한 이목구비

치켜세운 얼굴이 앙증맞다

떳떳하다는 거야 주눅들 이유가 없는 거지

그 자리에 있는 자체로 아름답다

그래도 꽃인지라 후생을 봐야지

이리 치고 저리 치고 겨우 얼굴을 내는지라 벌님 보기가 가물에 뭔데

슬쩍 지나치는 바람에게 사정했다

님을 봐야 뽕을 딴다고

취향이 아니고 의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왜 그럴까 힘든 삶인데, 다음에까지

그래야 안심이 되나

깊숙히 간직된 본능, 하늘에 꽂힌 별처럼 흔들림이 없다

존재하는 이유?

기우뚱 염탐하던 풀씨는 마침내 자리를 잡았다

험한 자리

마다하지 않는 들풀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6-06 08:05:1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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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地氣의 거멈이 우주와 교호하며 조우하는 가늠되는 힘 찾기가 생존의 열쇠인가 봅니다
생명으로서 번성하여 종족 유지에 필요한 거멈 힘 찾기가
우주 설계에 갇히지 않으려는 필사적인 힘이
우리가 찾고 있는 생명력이긴 합니다
또 다른 우주 설계는 번성하고 창대해야 찾게 되는 모양입니다

들향기님의 댓글

profile_image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가 키우지도 거름도 주지 않아도 끈질긴
야생화들 들풀 누가 반긴다고 모진 삶으로
다시 싹 티우고 서서럼 없이 쑥쑥 자라지만
호미로 갱이로 풀약으로 서정 없이 짓 밣이지만
그래도 끈질긴 야생의 심연으로 다시 살아 나는
풀들 죽어라 죽어라 호미질에 야속만 하네
느지막이시인님
들풀 글 감상합니다
좋은 나날 보내세요

느지막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느지막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맙습니다

무지렁이 삶과 비슷하지요
이리 치고 저리 치며 사는
내 못난 탓이라고
남을 욕하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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